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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질하는 힘을 키우는 중입니다(책리뷰)

<화이트홀> 카를로 로벨리, 쌤앤파커스 : 시간은 모두에게 동일하지 않다

by rallalawoman 2024.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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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홀
세계적인 물리학자이자 ‘제2의 스티븐 호킹’이라 평가받는 카를로 로벨리 최신작. 카를로 로벨리는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화이트홀’이라는 미지의 세계, 지속적인 불확실성에 대한 실체를 추적한다. 현실의 맨 가장자리, 인간의 방정식이 작동하지 않는 그곳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는 먼저 블랙홀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부터 설명한다. 시간이 느려지고 멈추는 세상의 끝, 현실의 가장자리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낱낱이 보여준다. 그리고 그 안쪽으로 들어가 가장 깊숙한 곳, 시간과 공간이 녹아내리다 못해 거꾸로 튀어 오르는 것처럼 보이는 곳까지 우리를 데려간다. 바로 그곳에서 화이트홀이 탄생한다. 2014년, 물리학 서적으로 유례없는 기록을 세운 카를로 로벨리의 책 ≪모든 순간의 물리학≫은 전 세계적으로 번역되어 200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이후 10년간 카를로 로벨리는 과학과 철학, 예술을 넘나들며 시간과 양자 이론에 관한 스토리텔러로서, 물리학을 대중화하는 데 가장 위대한 일을 해냈다. 그가 써내려간 물리학은 우리가 이 세상을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과 우주에서 우리의 위치를 이해할 수 있는 명쾌한 방법을 제시해왔다. 2024년, 그는 또 한 번 우리를 숨 막히게 아름다운 여정으로 인도한다. “지금까지 이보다 더 훌륭한 블랙홀 가이드는 없었다!”라는 세계 언론의 극찬 속에, 인간의 직관이 닿지 않는 영역의 아이디어를 다룬 이 흥미로운 책 속으로 함께 빠져보자.
저자
카를로 로벨리
출판
쌤앤파커스
출판일
2024.09.01
우리가 할 수 있는가장 아름다운 경험은 신비로움이다.그것은 근본적인 감정이며진정한 예술과 진정한 과학의 요람이다.그것을 모르고 더 이상 궁금해하지 않는사람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고,그 눈은 흐려져 있다.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블랙홀이라니 게다가 화이트홀이라니.....
이 책을 읽게 된 이상 블랙홀과 화이트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양자물리학을 이해할 수 없는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이상 끝까지 가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블랙홀이다.

카를로 로벨리는 이탈리아 출신의 이론 물리학자이다. <모든 순간의 물리학>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등 과학 분야의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제목은 많이 마주쳤지만, 과학이라는 분야이기에 친절한 인상의 카를로 로벨리의 사진이 있는 그 책을 웃으며 안녕해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내가 결국에는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상황이 생겨, 그의 얼굴을 보며 “ 결국 만나게 되는 운명이었군요. 만나서 반갑습니다”라고 말한다.

이 인상 좋은 아저씨는 왠지 모르게 다정하게 이야기할 것만 같았다. 아니.... 그래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그는 화이트홀에 대해 연구하는 과정과 그의 동료들의 이야기, 그리고 원론적인 이야기를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블랙홀과 화이트홀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시간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덥석 안게 된다.


독자 여러분, 혹시 어느 쪽이 ‘진짜’ 시간인지 묻고 싶으신가요? 지평선에 있는 쪽의 시간과 멀리서 바라보는 쪽의 시간 중? 정답은 둘 다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인슈타인의 혁명은 바로 이 질문이 무의미하다는 깨달음이었습니다. 이 질문은 지구상의 어느 지역이 정말로 ‘위’이고 어느 지역이 ‘아래’인지 묻는 것과 같습니다. 각 지역마다 각자의 위와 아래가 있습니다. 지구상의 모든 장소는 각각 다른 ‘위’와 ‘아래’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서로 다른 관점을 갖게 되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우주의 모든 장소에는 각자 고유한 시간이 있습니다. 서로 다른 장소에서 서로에게 신호를 보낼 수 있지만 (블랙홀이 우리 은하 중심에서 우리에게 보내는 휘파람처럼 말이죠.) 시간은 장소마다 다르게 흐르며, 그중 어떤 시간도 다른 시간보다 더 ‘진짜’ 시간은 아닙니다.

<화이트홀>, 지은이 카를로 로벨리 옮긴이 김정훈 - 밀리의 서재
블랙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하려면, 블랙홀을 ‘중심에 특이점이 있는 고정된 원뿔’처럼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그것을 블랙홀을 발생시킨 별이 바닥에 있는 긴 튜브로 생각해야 합니다. 이 튜브는 점점 길어지면서 좁아지고, 미래에는 한 줄로 쪼그라듭니다. 특이점은 중심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후에 있습니다. 이것이 이야기의 핵심입니다.

<화이트홀>, 지은이 카를로 로벨리 옮긴이 김정훈 - 밀리의 서재
만약, 블랙홀이 여정의 끝에 도달해 공처럼 튀어 올라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 이전에 지나온 길을 되돌아간다면… 그것은 화이트홀로 변한 것입니다.

<화이트홀>, 지은이 카를로 로벨리 옮긴이 김정훈 - 밀리의 서재
블랙홀에서 화이트홀로의 전환에 대한 아이디어는 많은 사람들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연구되고 발전되었습니다. 우리는 하늘에서 그 증거를 찾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도 저는 아직 진실이 우리 손에 쥐어졌다고 확신하지 않습니다.

<화이트홀>, 지은이 카를로 로벨리 옮긴이 김정훈 - 밀리의 서재


블랙홀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비난을 받던 시기가 있었다. 그리고 이후, 블랙홀은 발견되었다.
카를로 로벨리는 이론 양자물리학자로서 양자 물리학 법칙 안에서 블랙홀이 화이트홀이 되어가는 과정을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말대 따르면 블랙홀은 오랜 시간 내부가 계속 길어지고 점점 좁아지면서 부피가 커지는 유리병처럼 변화하게 된다고 한다. 내부 공간의 밀도가 높아지면서 압력을 생성하게 되고 더 이상의 압축을 방지하고 반등을 유발하게 되는 순간 화이트홀로 변화하게 된다.

블랙홀은 들어갈 수는 있지만 나올 수는 없고 화이트홀은 들어갈 수는 없지만 나올 수는 있다.
블랙홀이 화이트홀로 변화하는 과정은 시간이 역전된다.

블랙홀과 화이트홀의 일생의 전 과정은 한순간에 엄청나게 먼 미래로 가는 지름길과 같다고 카를로 로벨리의 말한다.



카를로 로벨리는 <화이트홀>에서 과학을 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힌다.

결국 과학을 한다는 것은 이런 것입니다. 주변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이 목표가 아닙니다. 목표는 이해에 다다르는 것입니다. 자신의 길을 가다보면 명료함이 드러날 것입니다. 때가 되면 말이죠. 자신을 믿지 않는 무한한 겸손함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외로운 길을 갈 힘을 얻으려면 무한한 오만함도 필요합니다. 길을 열었던 사람들은 모두 그렇게 했습니다.

<화이트홀>, 지은이 카를로 로벨리 옮긴이 김정훈 - 밀리의 서재

이는 과학자들에 한하여 적용되는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오랜시간 자신의 분야에서 연구하고, 노력하고 시간을 들이며 애써온 수 많은 우리들의 이야기일 것이다.
자신을 수없이 의심하면서도, 자신이 옳다고 믿음을 스스로에게 끝없이 확신해야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다.

자연주의자인 카를로 로벨리는 ‘공간과 시간,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연구하는 것은 우리가 실재와 관계를 맺기 위한 한 가지 방식’임을 강조한다. 그리고 “우리가 우주를 이해하고 우리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주를 항상 ‘당신’으로 불러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사물과 하나임을 인정하려는 그의 태도에서, 이 함의가 매우 뜻 깊을 수 있음을 생각해본다.

    이중원 - <화이트홀>, 지은이 카를로 로벨리 옮긴이 김정훈 - 밀리의 서재

그는 우리가 직접 체험하고 만질 수도 없는 우주를 이해하는 마음에는 우주와 우리 자신이 거대한 자연속에 하나임을 알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이 책을 펼쳤을 때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아는 것이 내게 어떤 의미인가?’ 질문하게 되었다.
혼란스럽고, 글의 방향을 따라가지 못해 어려웠다. 이해하려 애쓰며 여러 번 앞으로 갔다, 뒤로 가면 읽기를 반복하는 동안 블랙홀이 화이트홀이 되어가는 과정, 그 안에서 시간의 의미. 나의 미래와 과거가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되었다. 마지막에 그가 ‘우주를 당신이라고 부를 때’라고 말할 때 나는 내가 우주와 관련 없는 존재가 아님을 인정하고 깨닫게 되었다. 나는 우주의 수많은 생명 속에 존재하고 있다.
시간이 모두에게 다르게 존재함을 알게 되었다. 모두에게 다른 그 ‘시간’이라는 것이 유한하고, 개별성을 가진다는 것을 인정할 때 나라는 존재가 비로소 이 우주에 존재하는 특별한 생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주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났다. 조금 더 알고 싶은 마음과 용기가 생겼다.